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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멍삐약삐약

#5. 고양이 가정분양, 주의해야 할 5가지 (feat.경험담)

by 센치박스 2020. 2.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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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째 멍멍이를 데려올 때 , 고양이를 직접 입양해 온 것이 처음이었는데 별다른 사전조사 없이 데려오는 바람에 나~~ 중에 알고 보니 이렇게 해야 했었더라는 여러 가지를 공유해보려 합니다. (should have p.p....) 

저는 고양이카페를 통해서 가정 분양으로 멍멍이를 데려왔습니다.

처음으로 가정분양이라는 것을 경험하다 보니 그때는 '원래 이런가 보다.' 그냥 이렇게만 생각했었는데 삐약이를 다른 곳에서 가정 분양으로 데려오면서 알게 된 사실은 '멍멍이를 내가 구조해왔구나.' 였어요.

그러면서 괜히 멍멍이 분양자께 원망의 마음이 들더라구요. 

 

고양이를 가정분양으로 데려오려는 예비 집사님이 계시다면 꼭 사전에 알고 있어야 할 것 들을 공유하려 합니다.

지금 예비 집사님들은 아메리칸 숏헤어 분양 가격, 어디서 입양했는지 등등이 가장 궁금한 내용일 텐데요.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이 글은 가정 분양의 나쁜 경험담을 바탕으로 주의사항을 공유하는 내용입니다.

 

고양이 가정분양1
처음 멍멍이 데려 온 날. 이렇게 계속 쳐다보지 말았어야했는데.. 멍충이집사였어요 T_T

 

보통은 분양하시는 분께서 편하게 보러 와서 결정하시라고 얘기하시는 게 보통이라서, 가서 살펴본 후 아니라고 판단되시면 입양을 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하지만 사람 마음이 한번 눈에 담고 나면 어떤 환경에 있다 한들 대부분은 데려오게 되어있습니다.

실제로 보니 생각했던 것보다 더 악조건이라면 '그러니 내가 데려와야겠다.'는 마음이 더 강하게 들게 되어있습니다.(T_T)

그래서 좀 더 신중하게 데려오실 마음이시라면 방문 전에 충분히 분양자님께 질문해보시고 사진들을 통해 유추하여 판단하시는 게 좋을 거라 생각됩니다.

 

1. 생활공간이 쾌적한가?

-가정집의 평수가 아무리 커도 고양이가 생활하는 공간의 평수가 작으면 안 됩니다.

-평수는 넓은데 집 정리가 제대로 안되어 있는 집이라면? 게으른 집사일 확률이 높고, 청결 유지가 안 되는 집에서 사는 아이들은 면역력이 좋을 수가 없습니다.

 

2. 몇 마리가 함께 생활하고 있는가?

-쾌적이라는 조건에 포함되는 사항일 테지만 아무리 큰 평수에 고양이들이 있다 하더라도 개인적으로 성묘 10마리 이상을 키우고 있는 집사라면 '제가 고양이를 너무 좋아해서요'라는 말은 포장지라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애정이거나 수입이 목적일 가능성이 높다고 봐요.

정말 좋아한다면 그렇게 많이 키우면 안 된다는 걸 알아야 하지 않을까요?

고양이 가정분양2
집 좁으면 나 확 옆 집으로 가뿐다?!

3. 어떤 사료를 급여하고 있는가?

-좋은 등급의 사료일수록, 혹은 개체마다의 습성에 따라 종류를 다르게 급여하고 있는 가정일수록 좋은 분양처라고 생각합니다.

10마리를 키우고 있다면 그 개체들의 건강상태, 발육 정도가 천차만별 일건대도 불구하고 마치 회식 메뉴, 짜장면으로  통일해! 하듯이 급여 중인 집사라면, 그만큼 세심한 애정이 없는 거라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4. 화장실이 잘 치워져 있는가?

-어떤 집이나 가게를 볼 때 화장실이 그곳의 척도라는 얘기가 있듯이, 고양이의 화장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사실 어떤 모래를 쓰느냐부터 많은 내용을 파악할 수 있지만 개체 수가 많으면 어느 정도는 현실과 타협해야 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종류까지는 따지지 않는다 치더라도 청결유지는 되고 있어야 합니다.

화장실의 숫자가 개체수에 비해 너무 부족하거나, 화장실 안에 감자와 맛동산이 많이 쌓여있고 화장실 냄새가 집안 전체에 진동하고 있다면 내가 데려올 아이에게 대소변에 관한 문제행동이 있을 수도 있고, 설사나 귓병 등의 건강 이상 신호가 있을 확률이 높습니다. 

 

 

5. 귓속, 눈곱의 상태, 똥꼬 가 깨끗한가?

-귀지

:스코티쉬 폴드의 경우 귓속 관리를 워낙 신경 써야 하는 종이여서 잘 살펴봐야 할 테지만, 일반적으로 스코티쉬 폴드를 제외한 다른 품종의 경우라면  아깽이의 귓속이 더러운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귓속을 확인해보니 지저분하다면 이미 다른 개체들로부터 진드기가 옮겨졌을 확률이 높습니다.

한 번 귀 진드기로 고생한 고양이의 경우 치료를 했다 하더라도, 계속해서 귀지 분비물이 많이 생기는 편이라 , 자주 귀를 긁는 행동 때문에 외상이 생기기도 합니다.

 

-눈곱

:눈곱이 생기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저도 이틀에 한번 정도는 멍멍이와 삐약이의 눈곱과 코딱지(ㅋㅋ)를 떼어주는데요.

일반적으로는 화장실 모래와 먼지들이 뭉쳐서 눈곱이 생깁니다. 보통의 집고양이들이라면 조금씩은 생기는 게 당연하지만,

눈곱의 다른 원인으로 결막염 등의 눈병 때문이거나, 허피 스나 칼리시 같은 일종의 바이러스성 질병일 수 있기 때문에 잘 살펴보아야 합니다.

대체적으로는 색깔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양이의 정상적인 눈곱의 색깔은 진한 갈색이나 적갈색 계통으로 보입니다.

만약 노란색이나, 흰색, 녹색계통의 눈곱이라면 질병을 의심해 보아야 합니다.

 

-똥꼬

:항문 주변이 붉게 부어있거나 돌출되어있지 않은지 확인해주세요.

설사나 혈변을 보고 있다면 항문주변이 붉게 부어있을 수 있습니다. 설사의 원인은 여러 가지이지만 장 내 기생충이 있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여러 개체가 함께 생활하고 있으면 기생충은 화장실을 통해 다른 고양이에게 전염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다른 개체들의 건강상태도 파악해 보는 것이 좋습니다. 

항문이 돌출되어있다면 탈장을 우려해 볼 수 있습니다. 아깽이의 경우에는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고양이 가정분양3
데려온 두번째날 처음 모습을 드러낸 감격의 멍멍이 "너가 내 주인이냥"

 

한 번만 생각해보면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 아주 기본적인 것들인데도 불구하고 저는 멍멍이를 입양할 때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었어서 가정 분양으로 입양하실 계획이시라면 꼭 한번쯤은 숙지하고 가시기를 추천드립니다.

 

저 모든 내용이 저의 경험담인데요.

멍멍이를 입양하러 갈 때 혼자 갔었습니다.

집으로 들어갈 때 괜히 무서운 마음이 들기도 하더라고요. (이건 제가 심각한 쫄보라 그런 걸 수 도 있지만, 그래도요.) 요즘 세상이 워낙 흉흉하다 보니 여자 혼자 낯선 사람의 집 안에 들어간다는 것 자체부터 저의 부주의가 시작되었던 것 같습니다.ㅎㅎ 

물론 그런 나쁜 일이 얼마나 있게냐마는, 여자 집사님이라면 특히나 반드시 지인과 동행하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36평? 정도 돼 보이는 아파트였고 방이 3개 정도 있는 것 같았어요. 처음 집에 들어갔는데 거실이 아주 깨끗하고 컴컴(T_T)했습니다.

집에 불을 잘 안 켜놓고 사는 분인가 봐요.

신발장 바로 앞에 방이 하나 있는 구조였는데 그 방 안에서 고양이를 키운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를 데려오겠다고 하시면서 방문을 여셨는데 한 4평 정도 되는 방안에 옷장을 캣타워 겸 하우스로 활용하는 듯한 정체성이 모호한 구조물이 벽면에 크게 놓여 있었고, 군데군데 펠렛형 화장실이 놓여 있었습니다. 

 

중요한 건 그 안에 아메리칸 숏헤어 성묘가 약 6-7마리, 멍멍이와 형제인 아깽이들이 6-7마리 정도 있었습니다.

제 눈으로 파악할 수 있는 개체 수가 그 정도였으니 아마 몇 마리 더 있을 수도 있었지 싶습니다.

그 예쁜 아메숏들이 결코 크지 않은 한 방에서 생활하는 모습이 굉장히 생소한 풍경이어서 "되게 많이 있네요?"라고 물었더니 본인이 아메리칸 숏헤어를 너무 좋아해서 키우다 보니 이 정도가 되었고, 오래 키웠고, 아깽이들은 거의 다 분양이 되어서 곧 줄어들 거라고 얘기하시기에 '그런가 보다..'라고 생각하고 말았습니다. 

정말 그런 것 일 수도 있겠지만 , 키우는 목적이야 개인의 사정 일지는 모르지만 제가 잘못되었다고 느끼는 부분은, 그 개체들이 함께 살기에 방 한 칸은  너무 좁다는 것입니다.

실제로 무심코 방 안에 아이들을 보러 들어갔다가 냄새가 너무 심해서 10초도 못 견디고 방을 나와야 했습니다.

물론 저는 개인적으로 냄새에 많이 민감한 편입니다.

언제 한번 집에 말린 유칼립투스 두세 줄기를 놔뒀는데 몇 시간이 지나자 그 향이 너무 독해서 숨쉬기가 어렵길래 쓰레기통에 넣었는데도 계속 그 향이 없어지지 않아서 바로 쓰레기를 비우고 온 적이 있을 만큼 호불호도 강하고 예민한 편이긴 합니다.

그런 저이지만 멍멍이와 삐약이를 함께 키우면서 지금까지 단 한 번도 냄새 때문에 문제를 겪었던 적이 없는데,

그때 그 방에서 나는 냄새는,, 음 

아마 제가 애들 화장실을 한 일주일 안 치우고서 화장실에 코를 대고 있으면 맡을 수 있을법한 레벨의 냄새였습니다. 악.

고양이 가정분양4
감격의 멍멍이2 "이제 여기가 우리집인거냥"

 

저는 '가정 분양'이라는 것을 상상할 때,

한두 마리 정도의 반려동물이 있는 가정집에서,

집에서 내가 반려하는 아이가 임신을 하게 되었는데,

내가 다 키울 수는 없겠고,

한 마리에서 두 마리 정도는 내가 데리고 있고,

나머지 아이들을 입양받고자 하는 사람들에게 분양해야지, 하며

카페에 글을 올리는 그런 것이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렇지만 그 집을 보면서 제가 떠 올린 건 뭐였냐면

 

지금은 돌아가신 저희 할머니께서 한창 젊어서부터 나이가 많이 드실 때까지 시장에서 씨앗 장사를 해오셨었는데요.

나중에는 허리가 너무 굽어서 거동이 불편하시니까 시장에 가지 않으시고, 그 엄청난 양의 씨앗을 당신께서 혼자 살고 있는 집 안에 빈 방 하나에다 포대 채 두시고는, 십수 년 시장에서 만든 그 단골손님들을 집으로 오게 하셔서 판매를 하셨었는데..

그 방의 냄새나는 버전 같았다고 할까요.  목적이 말이죠.

 

고양이 가정분양5
감격의 멍멍이3 "나는 작고 소듕하다"

 

아무튼 급여하고 계시던 이마트 사료를 조금 챙겨주셨고, 펠렛용 화장실을 쓰고 있다는 정보를 가지고서 멍멍이와 함께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당시에는 뭐가 잘못되었는지 몰랐지만, 데려 온 후 멍멍이는 설사와 귀진드기로 병원 다니느라 고생을 많이 했었습니다.

병원 수의사님께서 "샵에서 분양받으셨죠?"라는 질문을 하셔서 가정 분양으로 데려왔다고 말씀드렸더니 , 보통은 샾에서 데려온 아이들의 경우에 부모 묘랑 일찍 떨어져서 면역력이 좋지 않다 보니 어려서부터 이런저런 질병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렇게 물어보신 거라고 얘기하셨습니다.

장내 기생충, 귓속의 진드기를 화면으로 보여주시는데 정말 너무 속상했었습니다.

얼마나 가렵고 괴로웠을까 생각하면서 속상하기도 했고, 쪼꼬만 한 몸에다가 주사를 놓는 것도 너무 안쓰럽고, 약 처방해주셨는데 약을 잘 먹은 것 같더니만 몇 분지 나자 억지로 토로 게워내는 걸 보는 것도 너무 마음이 아프더라고요.

 

그렇게 주사를 맞고 나면 하루 이틀은 괜찮다가 또 설사를 해서 또 주사 맞으러 가고, 귀는 계속 몇 번 더 치료해야 한다 하셔서 또 병원 가고...

일하면서 일주일에 몇 번이나 동물병원 다녀오는 것도 정말 쉬운 일 아니었고요.

저는 반려 가족을 들인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일들이 수반되는 것인지 정말 하나도 모르고 데리고 왔던 거였습니다.

고양이 가정분양 6
처음으로 멍멍이가 먼저 와서 스킨십 해준 것. 눈물날뻔했슴다.
고양이 가정분양6
작고 소듕해 T_T

 

저도 그랬지만 직접 키워본 경험이 없다면 미처 상상하지 못한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문제들이 생깁니다.

왜 부모님들이 '동물은 안돼!!'라고 얘기하시는 건지 저는 키워보니 알 것 같았습니다. (엄마는 자식을 너무 잘 아는 거죠 ㅎㅎ)

저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생기면, ', '시간적인 여유가 좀 생기면,' 그러면 반려동물을 키울 자격이 생긴 거라고 생각했었는데,

그건 그냥 기본 중에 기본일 뿐, 정말 필요한 건 나 자신이 아닌 다른 것을 진정으로 사랑할 수 있는 마음적인 여유와 책임감인 것 같더라고요.

멍멍이와 삐약이를 키우면서, 나는 얼마나 자신밖에 생각할 줄 모르는 이기적인 존재인지, 진짜 사랑을 줄 줄 모르는 불온전한 존재였는지에 대해 많이 느끼고 반성하고, 배우는 것 같습니다. 

 

구조를 해오는 경우이거나, 유기동물보호소 등에서 입양을 해오는 경우라면 제가 얘기한 이 모든 체크사항들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그러한 경로로 입양을 하시는 분들은 마음의 크기가 저와는 레벨이 다르기 때문에 이 모든 환경들을 조건으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내가 품어야 할 이유라고 생각하실 테니까요.

 

하지만 저처럼 마음의 크기가 작아서 신중하게 가정 분양으로 반려 식구를 들이고 싶다고 생각하고 계시는 예비 집사님들이 계시다면 이 글이 도움이 되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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